달인 회사원 / 정체를 밝혀낸 컴퓨터 바이러스 2만 개

June 15, 2012

마키우치 쇼헤이=牧內昇平

 시만텍 재팬 바이러스 분석부문 하야시 가오루(林薰)씨(40)

방대한 문자열 퍼즐을 신속하게 푼다

* * *

‘60E81234~’

컴퓨터를 조작해 이러한 알파벳 및 숫자로 나열된 문자열을 화면에 띄운다. 이 문자열은 ‘프로그램’이라 불리며 인터넷 등을 통해 컴퓨터로 침입해 문제를 일으킨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바이러스’다. 때로는 수십만 줄에 걸친 문자와 숫자를 해독해 그 정체를 파헤친다. 예를 들면 ‘60’은 데이터 추가, ‘E8’은 다른 곳에 있는 문자열을 호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명령의 의미를 하나씩 분석해 나아간다. 컴퓨터 안의 정보를 훔치거나 컴퓨터 자체를 지배해 원격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문제는 다양하다.

“굉장히 복잡한 퍼즐을 풀려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정체를 알아내면 ‘이 프로그램은 바이러스다’라고 특정 짓는 문서를 작성한다. 말하자면 지명수배서 같은 것이다. 이것을 보안소프트웨어 ‘노턴’(Norton) 시리즈 등을 통해 전송하면 사용자의 컴퓨터를 바이러스 감염에서 지킬 수 있다.

시만텍은 도쿄와 아일랜드 더블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바이러스에 대처하고 있다. “하루에 8시간은 도쿄에 있는 나를 중심으로 전 세계의 바이러스 정보가 모인다.” 바이러스를 만드는 측에서는 무의미한 문자열도 섞어가며 감시의 눈을 피한다. 우물쭈물하다보면 분석하는데 며칠이나 걸리고 그 사이 많은 컴퓨터로 피해가 확산되고 만다. 효율적으로 문자열을 읽어내고 빠르게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경력이 실력을 발휘한다. 지금까지 약 2만 개에 달하는 바이러스의 정체를 파헤쳐 온 듯하다.

학교 다닐 때는 장발의 기타리스트였다. 음악 편집 등을 위해 사용했던 컴퓨터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안심하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 다니던 회사에서 새롭게 만들려고 했던 바이러스 대책 부서로의 이동을 신청했다.

수행의 시간이 시작됐다. 부서에는 부장과 자신뿐이었다. 분석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방에 틀어박혀 프로그램을 읽는 연습을 시작했다. 한 줄 읽을 때마다 전문서적을 펼쳤다. 지금이라면 보는 순간 알 수 있는 수백 줄 정도의 단순한 것을 읽어내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집에서도 훈련은 이어졌다. 택배 전표나 차 번호, 신용카드 번호 등, 숫자와 문자의 나열을 발견하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는 습관을 들였다. 2004년에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강연을 도쿄에서 했고 전 세계 엔지니어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앉아서만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때는 이미 요통을 달고 사는 신세가 되었다.

밝혀낸 바이러스는 분석자의 서명을 넣어 인터넷상에 보고한다. 한번은 그런 식으로 밝혀낸 바이러스를 제작했던 사람이 “HAYASHI, 이번에도 풀 수 있겠나?”라며 도전해 온 적도 있었다. 악질적일 때는 문자열이 보통 바이러스의 수십 배에 달하거나 새로운 수법을 이용하기도 했다. 직원이 몇개월에 걸쳐 해독한 끝에 핵시설의 컴퓨터에 침입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라는 것을 밝혀낸 적도 있었다.

지금은 PC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컴퓨터가 제어하고 있다. “매일같이 최선을 다해 공부하지 않으면 적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컴퓨터의 쓰임이 늘어날수록 바이러스의 종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오카야마(岡山)현 출신. 와세다(早稻田)대학교 졸업. 1998년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시만텍재팬으로 옮김. 2000년부터 바이러스 분석부문. 시만텍 재팬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의 일본법인이며, 보안 소프트웨어 부문의 대기업이다.

◇나의 한마디

일은 밑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컴퓨터는 나날이 진화한다. 손 놓고 있으면 자신은 내려가기만 할 뿐이다.

마키우치 쇼헤이=牧內昇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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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바이러스 정보를 상대로 한다. “바이러스가 없는 세계를 만들고 싶다.” (촬영/ 요코제키 가즈히로=橫關一浩)

전 세계의 바이러스 정보를 상대로 한다. “바이러스가 없는 세계를 만들고 싶다.” (촬영/ 요코제키 가즈히로=橫關一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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