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s 日 슈퍼컴퓨터 ‘케이’, 세계 최고가 개발 성공은 아니다

August 01, 2012

고미야마 료마=小宮山亮磨

 일본의 국가프로젝트로 1,120억 엔(약 1조6,200억 원)을 들여 만든 이화학연구소의 슈퍼컴퓨터 ‘케이’(京)가 연산속도 세계 순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목표로 했던 ‘세계 제일’을 획득했을 때는 일본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쾌거라고 화제를 불러모았으나 세계 최고라는 자리에는 오래 앉아있지 못했다. 스포츠도 아닌데 정말 ‘2위면 안 되는 것’이었나.

2009년에 문부과학성이 전문가를 모아 개최한 위원회의 내부기록이 최근 공개됐다. 내용을 보면 미국을 앞섰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목표에 얽매여 개발이 갈팡질팡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위원에게서는 “더는 무리다”, “(라이벌인) 미국의 계획이 늦어지기를 신에게 빌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연산속도의 목표를 낮춰 제조를 서두르는 방안이 검토돼, “어떻게든 한 번, 세계 1위를 획득해주지 않겠나. 이제 미련없이 모든 것을 다 버리자”고 간청하는 발언도 있었다.

그 후, ‘신에게 빌었던 것’이 통했는지 미국의 개발이 늦어졌다. 리먼 쇼크로 시작된 경제위기가 미국 IBM의 경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도 있다. 세계 1위 달성에는 운이 따랐다는 면도 있었다.

고베(神戶)시 이연계산과학연구기구에 있는 ‘케이’는 9월부터 본격 가동된다.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나 사실 ‘케이’의 기술 자체는 세계 최고였던 시점에서도 빈약했다.

6월의 최신 순위에서 선두를 차지한 IBM의 최신 슈퍼컴퓨터는 연산속도가 ‘케이’의 1.5배임에도 소비전력은 60퍼센트 정도다. 설치 면적도 ‘케이’가 약 1,500제곱미터를 필요로 하는 데 비해, IBM의 슈퍼컴퓨터는 5분의 1인 약 300제곱미터면 충분하다.

슈퍼컴퓨터는 최신기술을 이용하지 않아도 많은 연산기를 연결하면 연산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고 대량의 전력도 소비된다. 거액의 비용을 투자한 개발에 기대했던 것은 소형화와 연산속도를 양립시켜 미래에도 살아있는 기술을 남긴다는 면도 있었을 것이다.

전체 성능은 판매실적에서 나타난다. 최신의 속도 순위를 예로 들면 IBM의 최신 슈퍼컴퓨터는 상위 500대 중 20대를 차지할 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케이’의 기술을 살린 후지쯔의 슈퍼컴퓨터는 3대에 불과하다. 도쿄공업대학교 마쓰오카 사토시(松岡聰) 교수는 “케이의 상용판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다. 확실하게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을 중시한 나머지, 기술적인 모험을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문부과학성은 ‘케이’의 차세대 버전의 개발을 검토 중이다. ‘케이’는 ‘성공’의 전례는 되지 않을 것이다.

고미야마 료마=小宮山亮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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