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임신’, 엄마와 아이를 구하라

August 08, 2012

나가토미 유키코=長富由希子

 일본의 아동학대 건수가 21년 연속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사망한 아이의 40퍼센트 이상이 만 0세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출산하자마자 아이를 학대해 사망하게 하는 경우가 반복돼 왔다. 일본 각지에서는 이들 여성을 지원하는 활동이 시작되고 있다.

7월 하순.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민하는 여성을 위한 상담창구 ‘임신 SOS’의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은 조산사는 “마지막 생리는 언제였나?”, “몸 상태는 어떤가?”라며 차분한 어조로 말을 건넸다.

SOS는 지난해 10월, 오사카부(府)가 모자보건 종합의료센터에 운영을 위탁해 시작했다. “임신했을지도 모르는데 누구와도 상담할 수 없다”는 여고생, “불륜으로 임신했는데 상대의 지원도 없고 의지할 사람도 없다”는 여성. 전화와 메일을 통한 상담은 올해 6월까지 총 714건에 이른다.

센터의 운영담당자는 “SOS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학대로 사망하는 만 0세의 영아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생노동성의 전문위원회가 검증을 시작한 2003년 7월부터 2011년 3월까지 학대로 사망한 어린이는 437명(가족 동반자살 제외)으로 이중 44퍼센트(193명)가 만 0세다. 또한, 이중 39퍼센트(76명)는 태어난 날 바로 사망했다. 가해자는 대략 90퍼센트가 친모이고, 이중 다수가 본인과 주위 사람들이 “임신을 원치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모자보건수첩을 발급받지 않아 임산부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경향도 보였다.

SOS는 홀로 고민하는 여고생에게는 사정을 충분히 들은 후 가족과 상담하도록 계속 권하고 있다. 출산비용이 없다고 고민하는 상담자에게는 경제상황에 따라 무료 또는 저렴한 요금으로 출산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알려준다. 상담자가 우울증으로 관공서나 산부인과에 동행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지역의 보건관리사와 연결해 준다.

이 담당자는 “산부인과 의사와 연결해줄 수 있으면 진찰을 받지 않은 채 출산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유아기를 지난 아이에 대한 학대도 엄마가 ‘낳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어, 조기에 대처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SOS’는 만 0세 영아에 대한 학대 방지 이외에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하마마쓰(濱松)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와 같은 상담소를 열었고, 시즈오카(靜岡)현도 올해 10월 상담소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SOS의 상담원은 “오사카부 이외의 지역에서 오는 상담도 많다. 다른 지자체에도 이런 활동이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만 0세 영아가 학대로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 산부인과의회는 약국에서 임신테스트기를 구입하는 사람에게 의회와 보건소의 상담창구가 적힌 명함 크기의 전단을 건네는 활동을 가까운 시일 안에 시작할 예정이다. 데라오 도시히코(寺尾俊彦) 회장은 “산부인과에 가지 않는 사람도 임신테스트기를 사기 위해 약국에는 갈 것이다.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상담하라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의회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임신으로 고민하는 여성을 지원하도록 촉구하는 지침서를 작성했다. 병원을 찾은 여성에게 “태아에게 관심이 없다”, “가정폭력으로 보이는 외상이 있다” 등 앞으로 아동학대로 이어질 수 있는 조짐이 보이면 상담을 받거나 지원기관을 소개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지침서를 만든 이마무라 사다오미(今村定臣) 부회장은 “‘당신은 아동을 학대할 위험이 있다’고 가르치듯이 얘기하면 역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와 같은 눈높이에서 고민을 듣고, 우선 ‘이 사람은 믿어도 되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산부인과의회는 고등학교에서 성교육도 한다. 피임 방법과 함께 만일 임신했다면 부모와 학교 선생님에게 상담해 산부인과에서 진찰받도록 권하고 있다. 기무라 요시히데(木村好秀) 상무이사는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중고생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나가토미 유키코=長富由希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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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의 대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SOS 상담원들. 복잡한 사례는 여러 명이 함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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